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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저널 1998년 8월 31일 월요일


종로저널

1998년 8월 31일 월요일

예술에 산다 서양화가 김웅씨

"작가는 태어나는 것이죠"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통영바다.
겉보기에는 다른 바다와 다를 것 없어 보이나 유난히 맑고 강한 빛을 내는 곳.
부산 성도고등학교 고3담임이자 서양화가인 김웅(34세)씨는 고향인 통영바다의 맑은 빛과 생명력을 도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갤러리미즈에서 열린 5번째 개인전을 통해서. "이번 전시에서는 실경을 기교를 부리지 않고 도식화·평면화시켜 나타냈습니다. 그랬더니 바다가 지닌 생동감이나 에너지가 더 생생하게 표출된 것 같습니다. 색도 강한 원색을 위주로 사용했어요" 김씨의 말대로 그의 그림은 모자이크 조각처럼 단순화돼 있다. 나이프로 그려낸 그 단순화가 작품 속 배경의 이미지와 느낌을 더욱 강하게 표출해 냈다. 미학박사 박준원교수는 그의 이러한 작업에 대해 "회화적 고유성과 환원의 단순성을 통해 하나의 생명력이 나타나며, 하나의 생명이 상징적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평했다.

중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려온 김씨는 전업작가는 아니다. 그러나 전업작가 이상으로 그림에 열중해 있다. 대입을 준비할 당시 미대를 갈 형편이 아니어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야 했다. 고려대학교 영문학과를 나와 교편을 잡긴 했지만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어 닷 붓을 들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영어선생으로서 붓을 잡은 화가로서, 눈코 뜰 새 없이 생활해야 했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이 더 컸기에 "고단함"을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었다. "세상을 살다보면 하고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싶은 일보다는 해야하는 일을 많이 하게 되죠. 저는 처음부터 하고싶은 일을 하지는 못했지만 해야하는 일을 잘 하기 위해서 하고싶은 일을 하게 됐습니다" 비전공자로 미술계에서 살아남기 힘들었지만 작가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는 뚜렷한 철학을 지닌 김웅씨. 그는 앞으로 고향 통영바다의 이미지를 강하게 나타내는 도식화작업을 심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처음 개인전을 연 그는 26일부터 31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국제현대판화전」에 참가한 후 그리운 통영으로 내려갈 예정이라며 아이들에게도 열심히 사는 선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바쁘지만 전시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부산에서 보기 힘든 서울의 발전된 문화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고 말하면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의 이야기들을 들려줘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백진선 기자】




Gallery Guide 1998.9
경향신문 1998년 8월 19일 수요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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